2010년 6월 19일 토요일

모든 것이 거짓말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한 장님 노인이 지붕 없는 집에서 살고 있었다.

 

추운 겨울날에도 그는 베옷을 입고 지냈다.

 

대 없는 담뱃대에 담배를 넣으면서 장님은 경치를 감상하고 있었다.

 

건너편 산에는 뿌리 없는 나무들이 있었고, 날개 없는 까치가 부리 없는 새끼들에게 먹이를 가져다 주고 있었다.

 

또 다리 없는 노루가 뛰어가는 것도 보였다.

 

장님은 화약없는 총을 집어들고 산으로 뛰어가 다리 없는 노루를 겨냥해 총을 쏘았다.

 

그리고 죽은 노루를 묶고는 다시 산을 쳐다보았다.

 

해가 비치는 산비탈은 검은 눈으로 뒤덮여 있었다.

 

그가 날 없는 낫으로 풀을 베려 하자 갑자기 독사가 튀어나와 낫을 물었다.

 

물린 낫에서는 피가 콸콸 솟았다.

 

그는 윗도리를 찢어 피 흘리는 낫을 싸매고는 다시 풀을 베어 죽은 노루의 등에 얹었다.

 

그는 자기를 따라오는 노루와 함께 산 위에 올라가 물 없는 강을 건너려 했다.

 

하지만 물줄기가 건초를 등에 진 노루를 쓸어가 버렸다.

 

장님은 너무나 슬퍼 외쳤다.

 

- 노루 살려! 노루 살려! 내 죽은 노루가 물 없는 강에 빠졌소!

 

들리지 않는 이 외침을 귀머거리가 듣고는 달려왔다.

 

그는 병신과 앉은뱅이에게 물에 빠진 죽은 노루를 구해달라고 했다.

 

그 순간 벙어리가 나타나 외쳤다.

 

- 그냥 두시오! 그만 해요! 그건 아주 쉬운 일이오! 내가 해보겠소.

 

그리고 그는 강으로 들어가 죽은 노루를 건져냈다.

 

강둑에 노루를 내려놓자마자 노루는 네 다리로 일어서 깡충거리며 이렇게 말했다.

 

- 이건 새빨간 거짓말이야! 이건 새빨간 거짓말이야!

 

그러자 장님, 귀머거리, 벙어리는 이 모든 것이 새빨간 거짓말이었음을 알고 대경실색했다.

 

<한국에서 전해 내려오는 옛날 이야기>

댓글 5개:

  1. trackback from: 반가워!
    1. 오랜만에 그를 만났다. 정말 오랜만에.. 아무튼 간에 하나도 반갑지 않아서 다행이다. ----- 2. 사람이 생각하는 시간은 생각보다 적다고 한다. 사람이 생각을 많이 하는 순간은 자기가 얼마나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는지 생각을 할때라고 한다. 그래서 나도 내가 얼마나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는지 생각을 해봤는데, 생각보다 생각하는 시간이 많지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생각을 많이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갑자기 왜 생각을 많이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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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gyuyoul - 2010/06/28 22:02
    구전이면, 입에서 입으로 전해내려 왔다는건데..

    이렇게 아이러니하고 난잡한 이야기가 입으로 전해 지다니.. ㅎ

    말하는 사람에 따라서 매번 스타일이 바뀌면서 내려왔겠네요..

    재밌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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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그게 구전의 매력이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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